코스타리카는 해발고도가 높고 토양도 화산지형이어서 커피 재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느 샵에서 구매를 해도 코스타리카 따라주가 대체로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그만큼 생두의 매력이 높은 것 같습니다.

경험상 따라주는 대략 2가지 형태로 볶는 경향이 보이는데 일디오처럼 딱 적당하게 시티 정도로 로스팅하거나,

혹은 풀시티 정도로 약강배전으로 로스팅하거나 (거의 확률적으로 1/2이 풀시티) 둘중 하나입니다.

풀시티로 볶는 순간 브루잉(brew)해서 먹으면 무슨 짓을 해도 끝맡에 쓴맛과 탄맛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코스타리카 따라주가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맛은 있습니다. 그런데 다 마시고 찝찝한 기분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암 걸릴 것 같은 탄맛 때문에 혓바닥을 헹구고 싶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일디오 코스타리카 따라주는 굉장히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아주 후르르륵 마시기 딱 좋은 정도로 로스팅해서

기분좋은 밝은 과일의 산미도 살아있으면서, 묵직하게 받쳐주는 쓴맛이 서로 균형을 이룹니다.

단맛이 상당하기 때문에 뒷맛은 씁쓸함과 합쳐져서 밀크초코렛 정도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프로파일의 엿기름(malty), 갈색설탕(brown sugar)가 과장이 아닙니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기분좋은 자연스러운 단맛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원래 원두커피를 먹다보면 브라질/콜럼비아는 너무 단조롭고, 에티오피아는 밝고 상큼해서 좋기는 한데 너무 가벼워서

이 둘의 딱 중간 정도의 커피가 먹고싶을 때가 있는데 코스타리카 따라주가 정말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만족을 줍니다.

적당히 산미도 있어서 딱 군침이 도는 정도의 수준으로 절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다른 스페셜티 등급의 코스타리카 커피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깨끗한 맛에서는 좀 떨어지고 선명한 아로마가 부족하긴 하지만

가격 부담없이 매일 마시기에 코스타리카 따라주 만큼 좋은 커피가 또 있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