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디의 전설로만 따져보면 커피의 고향이 에디오피아니까 고향의 맛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싶네요.

제가 2016년 상반기에만 마신 에디오피아 커피 가짓수가 20종류가 넘어갈만큼 전 에디오피아 커피 성애자이기도 하고

진짜 매일 에디오피아 커피 최소 1잔을 마십니다. 생각해 보니 첼바를 주문한 시점에는 에디오피아 커피 5가지를 두고 마셨네요.

그중 첼바 내추럴은 상위권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맛이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이게 핵심)

리브X 이나 테라X사 의 2016년 크롭 에디오피아 커피도 마셔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수확연도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그냥 맛이 더 좋은게 장땡이지 싶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포인트는 다를 수 있겠지만 진정한 에디오피아 커피는 내추럴 가공에 있다고 믿고 있는데

내추럴은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잡맛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잡맛이 적으면서 아로마가 미친 존재감을 뿜어내는 커피가 최상급 에디오피아 커피입니다.

첼바 내추럴이 그 조건에 부합합니다.

특히 산도가 날카롭지 않으면서 뭉근하고 부드러운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풋사과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달콤한 포도의 느낌도 있고

약간 복숭아 같기도 하면서, 달달한 감귤의 느낌도 있습니다. 즉, 고급 커피의 필수조건인 복합적인 아로마를 갖추고 있습니다.

혓바닥에서 느껴지는 맛이나 입천장에서 느껴지는 맛이 전부 다르고 다양합니다. 부드러운 맛에서는 바닐라의 매끄러움도 있구요.

그리고 원두를 갈지 않은 상태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베리향이 일품인데 향에서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마셔본 상급 에디오피아 커피는 저마다 다른 맛의 특성이 있지만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특정 과일을 연상시키는 분명한 산미

풍부한 단맛

일반적인 커피 같지 않은 허브티 같은 은은함 (전혀 쓰지 않음)

이런 특성들을 첼바 내추럴이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약하게 로스팅된 아리차 내추럴이 유사한 느낌이지 않은가 싶네요.

아무튼 제대로 된 에디오피아 커피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쯤 마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 200g 주문했는데 이건 500g 으로 주문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한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은건 행여 고객들이 시다고 불평을 하더라도 로스팅 포인트를 더 높이지 마셨으면 합니다. 특히 에디오피아 커피는 그렇습니다.

내추럴 커피의 경우 시티 정도로만 볶아도 아로마가 다 깎여나가더군요. 물론 생두마다 다르게 적용해야 하겠으나...

시중의 잘나가는 업체의 로스팅을 보면 특히 내추럴은 황토색보다 약간 더 갈색이 나는 정도로 라이트하게 로스팅을 하는데,

제가 받은 것은 그에 비해선 아주 살짝 더 볶은 딱 하이와 시티의 중간 정도입니다. 그런데 첼바 내추럴은 그보다도 살짝 덜 볶아도 맛이 좋을 듯 한데

아무튼 여기서 더 로스팅 포인트를 높게 잡지만 않으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받은 원두의 로스팅은 좋았습니다.